이상하게도 정확히 일 년 전에 시작 된 우리의 연애는
애석하게도 정확히 일 년 만에 헤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어 .
집으로 돌아오는 20분이 2시간 처럼 느껴졌어 .
여느때처럼 자연스러우려고 하는게 . 억지로 울지 않았던게 .
널 서운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.
막상 차에서 내리는 마지막순간엔 쿨하게 악수를 해야하는건지 . 뜨거운 허그를 해야하는건지 .
이런 생각 마저도 서로를 지켜내지 못한 우리 두사람에겐 허영인건지 .
너의 차가 아닌 택시를 탈껄 그랬는지... .
신호등도 없는 교차로처럼 쏟아져나오는 생각들이 엉켜 버려서 .
결국 아무 결론도 낼 수 없었던 그 시간 .
창밖에는 내 슬픔에 관심 없는 타인들이 지나가고 .
넌 타인보다 조금. 더 먼 곳 에 앉아 있었어 .
오늘 우린 헤어졌어 .
홍대에 있는 이름도 모르는 커피집.
온통 낯선 사람들 사이에 앉아 우린 헤어졌어 .
순간 , 이별을 고백하는 너의 표정에서 평온함을 보았을 때.
비로소 내 마음도 널 놓을 수 있는 용기는 갖게 됐지만 .
난 잘 알고있어 . 널 보내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 될지를 .
며칠전 부터 네 건조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예감했던 오늘 .
어른인척. 담담하게 이별하는날을 기다렸지만.
연습했던 표정이 이상해서 내마음을 들켜 버릴까 .
기어코 주책없이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나올까 . 사실 겁이 많이 났어 .
정작 헤어지고 나면 아무 쓸모없을 자존심을 지키느라고 ..
피하지 않을꺼야 . 네 생각이 날까봐 . 추억이 남은 그 골목을 일부러 피하지 않을꺼야 .
니가 좋아하던 음악이 지겨워 질때쯤엔 어느새 너도 추억이 되어 있겠지 .
그리고 . 그 많은 약속들과 함께 나누었던 기억들은 햇살좋은 어느 날의 낮잠 처럼 사라지겠지 .
이제 진한화장도 하고 . 늦은외출도 하고 .
더이상 너의 잔소리 가 없는 세상 속에서 . 니가 싫어하는 것들만 골라서 할 꺼야 .
나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할꺼야 .
니 핸드폰 번호의 배열을 흐트러놓고 네 이름을 지우고 너의 냄새 너의 습관
날 보며 봄날의 햇살처럼 웃어주던 너의 미소도 잊을꺼야 .
설레임도 잊을꺼야 .
그리고 니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을꺼야 .
절대로 하지 않을꺼야 . 차라리 .
차라리 . 내가 죽더라도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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