친애하는 지구인 3호 에게
새벽 2시 .
다시 어제와 같은 시간에 도착했어.
씽크대 위. 강아지 그림의 머그컵도. 책상위에 먹다 남은 바나나 우유도
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핫핑크 브래지어도 모두 고요하게 잠들었지만 .
마음은 모두가 고요한 이 시간이 되서야 비로소 문 을 열어주니까.
그렇게 , 새벽 2시는 그 어느 때보다 외로웁지만 , 그 누구보다 평온 해 .
늦은오후에 도쿄의 하라주쿠를 다녀왔 어.
골목. 골목 . 곱창집 을 지나고 별다방을 지나 꽃 파는 술집까지 지나니
하라주쿠 에나 있을 법한 비너스키친이 짜자잔 . 나타나는 거 야 .
위스키 반병을 섭취 해야만 느낄 수 있는 몽환적인 톤의 조명과
아무 색이나 마구마구 발라 놓은듯한 하지만 따뜻하게 정돈 되있는 목재테이블 . 빈티지한 타일 .
아무도 모르게 집에 데려가고 싶은 엔티끄한 소품들 ,
그리고 .. 어느 날 의외의 사춘기처럼 나타 난 , 지구인 3호 ..
지구인 3호는 늘 이런 식이 야.
지하철 9호선 신논현 역에 교보문고도 지구인3호. 가 도착하면
롯폰기의 츠타야 로 변신하고 .
소소했던 카페도 키치죠지에 있는 갤러리 로 만들어 주고 .
어디에서 만나건 동경 어느즈음으로 공간이동을 하게 만들어 버려 .
뿐만 아니라 지구인 3호. 는 마치 지구인이 아닌 것처럼 대답 할 때가 종종 있는 데.
다른 지구인들이 약속이나 한듯 뻔 하게대답하는 것들을
자기가 꼭 외계인 인 것 처럼 . 빛의 속도로. 피해 다니는거지 .
어느날 은 용기를 내어 .
사실은 지구에서 1천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온 나의 1급비밀을 이야기 해주었 어 .
이야기를 들은 지구인 3호. 는 , 지구시간으로 대략 1분정도 를 비웃었던것같아 .
역시나 . 지구인 3호의 고향별은 지구 임에 틀림 없었어 ; _;
하지만 , 이내 진지하게 나 스스로가 만든 허상에 대한 가능성을 차근차근 설명 해 주는거 야 .
그냥 . 웃어넘기고 나면 농담처럼 사라질수 있는 말이였는데 ..
결국 가장 스펙타클한 반전은 지구인이 제시한 우리 두 생명체의 논쟁을 종결 시켜 준 협상이였는데
그게 바로 ‘달과 지구별의 혼혈3세’라는 새로운 정체적종족을 만들어 준 사건이였지 .
그 순간 오히려 혼란스러웠던 심장박동이 고요해 지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느끼는 온도의 눈물이 흘렀어 .
이 소란스럽고 답답한 지구별에선 그 누구에게도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꺼라 생각했는데 .
내 얘기를 두 귀로 경청하고 . 머릿속으로 이해하고 . 성대를 울려 대안을 제시 할 수 있는 게 가능했다니 ..
결국 , 난
그게 누구든 내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였구 나 .
한번쯤은 마음 속에 있는 진짜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였구 나 . 하며
온 우주에서 가장 뜨거운 온도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 어 .
만날때 마다 도쿄의 어느 거리에 날 내려놓는 너의 감성은 매 번 나를 자극 시키고
절대 변하지 않을것 같았던 '마음' 을 고장 내 주었어 .
아슬하게 움켜쥐고 있던 주먹을 펴고나니 .
나를 봉인 했던 , 감히 대적 할 수 없었던 스스로의 한계 라는 이름의 저주가 풀렸고 .
누구에게나 한번쯤은 그 이상의 이상까지도 날아오를수 있는 날개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알게됐어 .
그리고 , 무엇보다 가장 흥분되는 일은 ' 달과 지구별의 혼혈3세 ' 라는 새로운 정체성이 탄생한 사실 이였지
그래서 .
지구인3호 . 너를 만나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워
기분좋은 식사와 유난히 , 반짝반짝한 눈빛도
사람들이 얘기하는 소울메이트가 정말 존재 한다면
나에게 소울메이크는 지구인3호 .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닐까 .
앞으로도
언제 나 사이 좋게 . 친하게 지내 자 ♡